Hot Issue

“급하면 계단 타라” vs “1분도 아깝다”…에스컬레이터 두줄, 찬반 팽팽

서정민 기자
2026-04-23 08:08:14
기사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정부가 에스컬레이터 ‘두줄 서기’ 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을 11년 만에 재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시민들 사이에 찬반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행정안전부(행안부)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두줄 서기 이용 문화 정착을 올해 주요 과제로 삼고 관련 캠페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행안부는 이를 ’제1차 승강기 안전관리 기본계획(2026~2030)’에 명시하며 정책 의지를 분명히 했다.

두줄 서기를 지지하는 측은 안전 통계와 장비 효율을 핵심 근거로 내세운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한 중대 사고 135건 중 이용자 과실이 원인인 사고가 90건(66.7%)에 달했다. 특히 넘어짐 사고가 77.8%로 가장 많았고, 피해자의 78.6%는 65세 이상 노인이었다. 정부는 이 같은 사고 상당수가 한줄 서기 상황, 즉 뒤에서 빠르게 올라오는 이용자에게 길을 비켜주려다 발을 헛디디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기 마모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행안부 의뢰 연구 용역에 따르면 이용자가 오른쪽에 집중해 서면서 우측 체인 휠과 가이드 레일의 마모율이 좌측 대비 95% 이상 높아지고, 대규모 수리 주기가 15~20% 단축돼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에서도 “하중이 한쪽에 쏠리면 잔고장의 원인이 된다”, “급하면 계단을 이용하면 된다”, “안전을 위해 두줄 서기에 찬성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온라인 시민들 반응은 엇갈렸다.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나면 한 달씩 방치하는 게 더 큰 문제 아니냐”, “에스컬레이터를 타지도 않는 사람들이 정책을 결정하는 현실”, “우리나라 에스컬레이터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느린데, 속도만 올려도 다 서있게 될 것”이라는 비판적 반응이 나왔다. 반면 “에스컬레이터 본래 목적은 편하게 계단을 오르는 것”, “정부 입장에서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지지 의견도 팽팽하게 맞섰다.

에스컬레이터 줄 서기 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8년 한줄 서기로 시작해 2007년 두줄 서기로 선회했다가 2015년 다시 캠페인을 접은 바 있어, 이번 정책 재추진이 실질적인 문화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